
내가 셜록을 처음 봤던 순간
학창 시절 우연히 새벽에 TV를 틀었는데 KBS1에서 이 드라마가 나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게 뭐지? 싶었는데 알고 보니 셜록 홈즈였다.
그때의 희열은 정말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새벽 2시에 끝났는데 부모님이 깨시지 않게 조용히 몰래 보던 어린 시절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훤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지금까지도 셜록 시즌1 1화를 가장 재미있게 본 에피소드로 기억한다.
영화로도 셜록 홈즈를 봤지만 영드 셜록은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굳이 따지자면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셜록의 모습과 조금 더 닮아 있는 쪽은 영드의 셜록이었다.
셜록 시즌1 1화는 어떤 작품인가
2010년 7월 BBC에서 방영을 시작한 영국 드라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마틴 프리먼이 각각 셜록 홈즈와 존 왓슨을 연기했다. 특히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이 작품에서 셜록을 연기하면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KBS1을 통해 더빙판이 방영됐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우리가 알고 있던 셜록 홈즈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한 시즌이 3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고 한 편이 약 90분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드라마보다는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에 가까웠다.
시즌1 1화 역시 셜록 홈즈 원작 중 「주홍색 연구」를 현대적으로 각색한 이야기다.
셜록과 왓슨의 첫 만남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의관으로 복무했던 존 왓슨은 전투 중 부상을 입은 뒤 영국으로 돌아온다.
전쟁이 끝났지만 왓슨에게는 전쟁이 완전히 끝난 것이 아니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전쟁에 대한 꿈을 꾸고 심리치료를 받으면서 민간인의 생활에 적응하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대학 친구를 우연히 만나고, 룸메이트를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한 사람을 소개받는다.
그 사람이 바로 셜록 홈즈다.
그런데 제대로 된 대화조차 하지 않은 셜록은 왓슨이 파병 군인이었다는 사실부터 그의 부상에 심리적인 요인이 있다는 것까지 순식간에 추리해낸다.
왓슨은 처음 만난 자신에 대해 너무나 많은 것을 알아낸 셜록에게 강한 호기심을 느끼게 되고 결국 그와 함께 살기로 한다.
그리고 이 만남을 시작으로 두 사람은 연쇄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자살처럼 보였던 연쇄살인사건
당시 경찰은 이상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었다.
서로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같은 방식으로 죽었고 피해자들이 스스로 약을 먹은 흔적이 있었기 때문에 자살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죽었다는 점 때문에 단순한 자살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결국 셜록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셜록은 왓슨에게 함께 사건 현장으로 가겠느냐고 제안한다.
왓슨은 그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때부터 셜록과 왓슨이 함께 해결하는 첫 번째 사건이 시작된다.
셜록은 현장에 남겨진 단서들을 통해 경찰이 보지 못했던 부분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있어야 할 여행용 가방이 사라졌다는 사실과 피해자가 남긴 '레이첼'이라는 단서에 집중한다.
그리고 결국 범인이 누구인지 알아낸다.
평범해 보였던 택시기사
범인의 정체는 택시기사였다.
셜록은 범인을 알아차렸음에도 그를 따라간다.
이미 그가 가지고 있던 총이 진짜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셜록에게는 범인이 어떻게 피해자들에게 스스로 독약을 먹게 만들었는지 알아내는 것이 더 중요했다.
범인은 시한부였고 이혼한 뒤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었으며 자신이 사람을 죽일 때마다 누군가가 자녀들에게 돈을 보내주고 있었다.
사건의 비밀을 알아냈음에도 셜록은 범인의 도발에 넘어가 결국 독약을 선택하려 한다.
그 순간 총성이 울린다.
셜록을 구한 사람은 왓슨이었다.
그렇게 첫 번째 사건이 해결되고 셜록과 왓슨의 동행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셜록이라고?
사실 처음 베네딕트 컴버배치를 봤을 때의 인상은 지금과 완전히 달랐다.
처음에는 그냥 빼빼 마르고 길쭉한, 조금 못생긴 배우 정도로 생각했다.
그런데 1화가 끝날 무렵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나에게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하트 뿅뿅, 잘생기고 연기 잘하는 셜록 그 자체가 되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평을 찾아보니 나만 그렇게 눈에 하트가 씐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한 편을 보는 동안 배우에 대한 인상이 이렇게까지 달라졌다는 것도 당시에는 상당히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영화 속 셜록과는 달랐던 매력
영화에서 봤던 셜록 홈즈와도 느낌이 상당히 달랐다.
영화는 영화대로 매력이 있었지만 굳이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셜록과 어느 쪽이 더 비슷하냐고 한다면 영드의 셜록을 선택하고 싶다.
특히 시즌1 1화에서는 셜록이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지 굉장히 강렬하게 보여준다.
상대방의 작은 행동과 흔적만 보고 그 사람의 과거를 순식간에 추리해내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보다 자신의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을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
왓슨을 처음 만나는 장면부터 범인과 마지막 심리전을 벌이는 장면까지 그런 셜록의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시즌이 진행된 이후의 셜록도 좋아하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의 셜록이 가장 '셜록 홈즈답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아직도 시즌1 1화를 가장 좋아한다
셜록을 처음 본 지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도 시즌1 1화가 가장 재미있다.
원작 「주홍색 연구」를 현대적으로 잘 각색했고, 셜록과 왓슨이 처음 만나 서로에게 호기심을 느끼면서 하나의 팀이 되어가는 과정도 재미있다.
무엇보다 이 한 편만으로 셜록이 어떤 인물인지 확실하게 각인시킨다.
그리고 나에게는 작품 자체에 대한 기억뿐만 아니라 학창 시절 새벽에 부모님 몰래 TV를 보다가 우연히 셜록을 발견했던 기억까지 같이 남아 있는 에피소드다.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진짜 소설 속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셜록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시즌1 1화를 추천한다.
아마 1화를 보기 시작했다면 어느 순간 전 시즌을 정주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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