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셜록 홈즈가 영화로 나오다
나는 셜록 홈즈의 광팬이다.
어렸을 때 처음으로 읽었던 글책이 셜록 홈즈 소설이었고, 그때부터 셜록 홈즈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빠졌다. 이후 셜록 홈즈 책이라면 닥치는 대로 읽었고 지금도 셜록 홈즈라면 사족을 못 쓰는 30대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2009년 영화 <셜록 홈즈>는 개인적으로 특별한 작품이다.
영화가 개봉했을 당시 나는 중학생이었고 개봉하자마자 영화관에서 봤다. 그전까지 소설이나 만화책으로만 접했던 셜록 홈즈를 제대로 된 실사 영화로 본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설렜다.
지금도 당시 영화관에서 처음 셜록과 왓슨을 봤던 기억이 남아 있을 정도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조금 다른 셜록 홈즈
영화의 배경은 1890년 영국이다.
천재적인 추리 능력뿐만 아니라 뛰어난 싸움 실력까지 가지고 있는 괴짜 탐정 셜록 홈즈와 그의 하나뿐인 친구이자 군의관 출신 의사 존 왓슨이 등장한다.
영화는 여러 명의 여성을 납치하고 살해한 블랙우드를 셜록과 왓슨이 체포하면서 시작한다.
블랙우드는 감옥에서도 흑마법을 사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뜨리고, 사형을 앞두고 셜록에게 마지막 면담까지 요청한다.
그는 앞으로 세 명이 더 죽을 것이며 셜록도 그것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초자연적인 현상을 믿지 않는 셜록은 이를 헛소리로 생각한다.
결국 블랙우드는 교수형을 당하고 왓슨이 직접 그의 죽음을 확인하면서 사건이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죽었던 블랙우드가 다시 살아났다?
며칠 후 경찰이 셜록을 찾아오면서 사건은 다시 시작된다.
죽었던 블랙우드가 무덤에서 살아나 걸어 나왔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를 전한 것이다.
셜록과 왓슨은 곧바로 블랙우드의 무덤으로 향한다.
무덤을 막고 있던 무거운 석판은 안쪽에서부터 부서져 있었고, 블랙우드가 있어야 할 관 안에는 전혀 다른 사람의 시체가 들어 있었다.
하지만 셜록은 당연히 죽은 사람이 흑마법으로 부활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현상에는 분명 논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며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다.
이런 부분이 내가 좋아했던 셜록 홈즈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다.
남들이 초자연적인 현상이라고 두려워할 때 셜록은 관찰과 추리를 통해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찾아낸다.
아이린 애들러의 등장
그리고 셜록에게 또 하나의 특별한 인물이 찾아온다.
바로 아이린 애들러다.
셜록을 두 번이나 골탕 먹인 적이 있는 천재적인 사기꾼이자 셜록에게도 쉽게 읽히지 않는 인물이다.
아이린은 셜록에게 새로운 사건을 의뢰하지만 셜록은 그녀의 행동을 의심하고 뒤를 추적한다.
그리고 아이린의 뒤에 또 다른 인물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시작한다.
이후 셜록과 왓슨은 블랙우드 사건을 조사하면서 수상한 실험실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블랙우드가 흑마법처럼 보이는 현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과학을 이용하고 있다는 흔적을 발견한다.
그러던 중 증거를 없애려는 괴한들과 싸움까지 벌어진다.
추리보다 액션이 많았던 셜록 홈즈
이 영화가 다른 셜록 홈즈 작품들과 조금 다른 점도 여기서 나타난다.
생각보다 격투 장면이 상당히 많다.
거대한 괴한과 싸우다가 주변을 박살 내고 왓슨과 함께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영화 후반부에는 블랙우드와 직접 결투까지 벌인다.
처음에는 내가 소설에서 상상했던 셜록과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원작의 셜록 역시 싸움을 전혀 못하는 인물은 아니다.
특히 영화에서는 셜록의 뛰어난 관찰력과 분석 능력을 액션에 결합했다.
상대가 어떻게 움직일지를 미리 예상하고 자신이 어디를 공격해야 하는지 머릿속에서 계산한 뒤 실제로 그대로 움직이는 장면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런 전투 연출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셜록을 액션 캐릭터로 만들어버린 것이 아니라 셜록의 가장 큰 특징인 분석과 예측 능력을 싸움에도 적용했기 때문이다.
흑마법처럼 보였던 사건의 진실
사건을 조사하던 셜록은 블랙우드가 거대한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블랙우드는 자신이 사용하는 흑마법으로 사람들에게 공포를 심어주지만 실제로는 과학과 여러 장치를 이용해 초자연적인 현상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었다.
그의 최종 목표는 영국 의회를 공격하고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었다.
셜록 역시 블랙우드의 계략에 빠져 현상수배까지 당하지만 왓슨과 아이린의 도움을 받으며 사건을 계속 추적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모은 단서를 하나씩 연결하면서 블랙우드의 계획을 알아낸다.
결국 블랙우드가 흑마법이라고 주장했던 것들의 정체도 밝혀지고 셜록은 그의 계획을 막는다.
셜록과 왓슨의 관계도 재미있었던 영화
개인적으로 사건 자체만큼 재미있었던 것이 셜록과 왓슨의 관계였다.
왓슨은 셜록의 유일한 친구이지만 이제 결혼을 준비하면서 셜록과 함께 살던 생활에서도 벗어나려고 한다.
반대로 셜록은 그런 왓슨을 쉽게 보내주지 못한다.
말로는 표현하지 않지만 왓슨에게 상당히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 계속 드러난다.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면서도 위험한 순간에는 서로를 믿고 움직이는 모습이 좋았다.
왓슨을 단순히 셜록 옆에서 감탄만 하는 조수로 표현하지 않고 셜록과 함께 직접 싸우고 사건을 해결하는 파트너로 그려낸 것도 마음에 들었다.
영화가 표현한 19세기 영국의 분위기
그리고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영화의 분위기다.
산업화가 한창 진행되던 당시 영국의 어둡고 복잡한 모습을 영화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표현한다.
공장과 증기, 공사 중인 타워 브리지, 어두운 런던의 거리까지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셜록 홈즈의 세계를 실제로 보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
어린 시절 책을 읽으면서 머릿속으로만 상상했던 셜록의 세계가 화면으로 펼쳐진다는 것 자체가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에게는 꽤 큰 감동이었다.
그래서 지금 다시 보면 아쉬운 부분이 있더라도 이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애정은 여전히 크다.
그리고 등장하는 모리어티 교수
블랙우드 사건이 끝난 뒤 아이린은 자신을 고용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셜록에게 알려준다.
바로 모리어티 교수다.
아이린은 그가 셜록만큼이나 천재적이고 치밀한 사람이라고 경고한다.
블랙우드 사건이 벌어지는 동안 모리어티는 자신의 진짜 목적을 위해 움직이고 있었고 결국 필요한 기술을 손에 넣은 뒤 사라진다.
그리고 셜록 역시 새로운 사건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그렇게 영화는 셜록 홈즈의 가장 유명한 숙적 중 하나인 모리어티와의 대결을 예고하면서 끝난다.
지금도 내가 좋아하는 셜록 홈즈 영화
나는 어렸을 때부터 셜록 홈즈를 정말 좋아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완전히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항상 소설과 만화로만 접했던 셜록 홈즈를 처음 영화관에서 봤을 때의 설렘은 아직도 기억한다.
특히 셜록을 단순히 조용히 앉아서 추리만 하는 탐정으로 표현하지 않고 괴짜 같은 성격과 뛰어난 관찰력, 추리력, 그리고 액션까지 결합해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들었다.
추리 장면보다 격투 장면의 비중이 많은 것은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셜록이 상대의 행동을 미리 분석하고 예측하면서 싸우는 연출은 이 영화만의 확실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가 보여주는 셜록과 왓슨의 조합도 상당히 좋았다.
셜록 홈즈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볼 만한 작품이고, 추리영화를 좋아하지만 너무 정적인 작품보다는 액션과 빠른 전개가 섞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좋아했던 소설 속 탐정을 처음으로 스크린에서 만나게 해준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오래 기억에 남을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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